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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문

당신이 사랑하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소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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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대하여.

 

영화 속 미소가 당신에게 묻는다.

자신이 결코 버릴 수 없는  세 가지를 떠올려 보라고

나는 아마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

코카콜라와 호올스, 그리고 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이렇게 소박할 수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 세 개가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까.

아마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에 맞는 세 가지를 선택할 것이다.

그게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각자가 사랑하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어쩌면 한 개 일수도 있고, 세 개일 수도 있을 것이고, 열개가 넘어서 그중에서 세 개를 고르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취향을 가졌다.

고도화된 기술이 만든 공산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디자인으로 된 같은 제품이지만 그 세계를 구성하는 것들을 보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름을 통해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때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오히려 다른 점을 흥미로워하며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작은 개념으로 취미부터 큰 개념인 문화까지 복잡하지만 다양한 개성들이 함께 모여 긍정적인 힘을 만들었다.

취향은 곧 사랑이었다.

미소가 놓을 수 없었던 담배 한 모금, 위스키 한 잔과 남자 친구 이 세 가지가 곧 미소였고 미소는 이 세 가지로 살아 는 존재로 기억되었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나도 콜라, 호올스, 책을 고를래.

 

#2 취향은 취향이고.

취향은 취향이나, 무엇보다 생활이 먼저다.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삶에 필요한 세 가지를 배웠다.

집만 있으면 옷, 음식은 조금 덜어도 괜찮을 정도로 집이 중요하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삶에서 가장 중요해서 없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중요하다.

이렇게 강조하는 게 안 아까울 정도로 중요하다.

우리는 집에서 많은 일을 하고 보호받는다.

우선 계절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를, 또한 맛있는 밥을 여유 있게 먹고, 돈과 재산을 보관하고, 날마다 입을 옷과 빨래, 그리고 또 무엇이 있을지 다 적을 수 없지만 아무튼 모든 게 다 있다. 물론 우리가 구입한 것들에 한해겠지만. -TV가 없으면 볼 수 없다.-

취향이 집과 같은 개념일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미소는 취향과 집을 같은 개념으로 본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미소가 살아온 흔적을 따라가면 나온다.

과거의 ‘우리’라는 추억을 가진 멤버들이 미소의 흔적이고, 미소와 함께 했던 멤버들은 이미 각자의 위치에서 집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는 집이 가진 행복과 불행을 미소의 자유스러운 모습으로 보여주고, 그들에게는 미소로 인해 미소를 잠시 찾는 시간을 갖는다.

집이 있는 사람들보다 덜 불안해 보이는 모순

미소의 자유로움이 부럽다.

 

 

#3 결국 날 반겨주는 곳은 집이 아닐까

모든 집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몇십 년 동안 갚아야 하는 경우에도 사람들은 결국 집을 가진다.

서울에서 집을 사는 것은 최고 난이도의 게임과 같다.

우선 저 난이도 게임을 차례대로 깨나 가야 한다.

치트키를 치면 되긴 하지만 치트키가 있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고, 취향이 돋보이는 영화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의 원룸 최소 5평 7평 사이, 작은 방 하나에 지친 몸 누워 있다 보면 또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 날 어울리는 좋아하는 음악과

간식거리와 콜라

그리고 책 한 권, 문장들

자유로움을 생각해볼 때면 미소를 떠올려본다.

어떤 곳에서 잘 살고 있을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사치가 다른 사람의 핀잔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시장이 가치의 무게를 둔 곳에 사람들은 열심히 달려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포기하는 많은 것들이 나를 잃게 만든다.

역시 돈과 시간이 많은 게 제일이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기에 취향은 더 확고해지고

삶의 색은 점점 진해져 가는 것으로 청춘을 쓰다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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